과천시 보광사 경내에 위치한 높이 1.7m 크기의 석조보살상이다. 머리에는 중절모 형태의 둥근 보개(寶蓋 ; 인도에서 귀인의 외출시에 사용하던 양산을 불상의 머리 위에 갓처럼 씌운 것)를 쓰고 있다. 머리와 신체는 선각으로 표현하였다. 얕은 선각은 선의 흐름이 불안정하고 새김이 분명하지 않으며 신체의 굴곡이나 양감은 전혀 표현되지 않았다. 선각으로 빈약하게 표현된 짧은 목에는 삼도(三道 ; 불상의 목에 표현된 세 줄의 주름으로 지혜를 상징)를 나타내었다. 양쪽 어깨를 모두 덮은 법의(法衣 ; 불교의 승려가 입는 옷)를 걸치고 있으며, 가슴에는 Y자형 옷깃이 표현되어 있다. 왼손은 가슴 부근에서 연꽃봉오리를 잡고 있으며 오른손은 왼손을 받치고 있는 듯 한 모습이다.
돌기둥 같은 신체에 머리에 보개를 쓴 보살상은 대표적으로 10세기의 논산 관촉사 석조보살입상에서 볼 수 있듯이 고려 전기 충청도와 경기 남부에서 유행하던 보살상의 양식이다. 전체적으로 밋밋한 신체에 편평한 얼굴, 좁고 빈약한 어깨, 서툰 옷주름선 등에서는 고려 전기 석불 조각 양식을 이어 고려시대 후기에 방화된 불상양식의 도식적인 표현을 보여준다. 중절모 형식의 보개는 안성 대농리 석불입상에 보이는 원정모(圓頂帽 ; 챙이 둥글고 정상부가 봉긋한 형태의 모자, 원나라 귀족들이 쓰던 모자였으나 원 간섭기 이후 고려의 관리와 승려들이 착용했음)의 변화된 형식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