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 나레이션 : ‘경주’는 ‘신라’의 찬란한 유산을 품고 있는 도시다. 그 상징성과 유명세를 증명이나 하듯, ‘신라의 달밤’이라는 제목의 너무도 유명한 옛 가요와, 경주를 배경으로 한 동명의 영화까지 있다. 학생들의 수학여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역시 경주다.
천 년의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신라의 향기가 가득한, 아름다운 도시 경주는 그래서 2000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경주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신라시대의 역사 유적들은 그 성격에 따라 5개 지구로 나뉜다. ‘경주역사유적지구’는 이들 5개 지구를 통틀어 일컫는다.
첫째, 신라 불교미술의 보고인 ‘남산(南山)지구’가 있다. 남산동 남산 일원의 불교유적을 중심으로 한 유적지구로, 칠불암 마애석불, 용장사곡 석불좌상, 용장사곡 삼층석탑, 탑곡 마애조상군, 37개의 보물과 시·도 유형문화재, 사적이 있다.
그 두 번째로는, 신라 천 년 왕조의 궁궐터인 ‘월성(月城)지구’가 있다. 첨성대, 계림, 경주 월성, 임해전지, 내물왕릉 등이 있다.
셋째로는, 신라 왕·왕비·귀족들의 고분군 분포지역인 ‘대릉원(大陵苑)지구’가 있다. 미추왕릉, 황남리 고분군, 노동리 고분군, 노서리 고분군, 오릉, 동부사적지대, 재매정 등이 있다.
넷째, 신라 불교의 정수인 ‘황룡사(皇龍寺)지구’ 가 있다.
다섯째는, 왕경(王京) 방어시설의 핵심인 ‘산성지구’로 기원 후 400년 이전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명활산성이 여기에 속한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전체를 통틀어 52개의 지정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 지역에 포함돼 있다.
신라는 한반도의 동남쪽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사로국’이라는 작은 부족국가로 출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고대국가의 기틀을 잡고 있던 고구려와 백제를 통합해 통일 왕국을 이루어냈으며, 안정된 국가 기반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매우 화려하고 찬란한 과학·문화·예술을 꽃피웠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일본은 물론 서아시아의 이슬람권과도 활발한 교류를 했고 세계를 향해 문호를 활짝 열어, 이미 천 년 전에 국제도시의 명성을 만방에 떨쳤다.
전성기 때, 신라의 수도 경주는 무려.. 18만여 호(戶)에 100만여 명이 살았던 거대 도시였다. 8세기 무렵인 당시, 경주의 도시 규모와 번영의 정도는 비잔틴(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현 터키의 이스탄불), 이슬람제국의 수도 바그다드(현 이라크), 당나라의 수도 장안(현 중국의 시안)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경주는 기원전 57년부터 서기 935년까지.. 56명의 왕이 다스리며 천 년 동안 왕조를 이루어온 ‘신라’의 수도이자, 한국 문화의 원형이 되는 신라시대 역사와 문화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아주 특별한 도시다. 지금도 옛스러운 멋이 그윽하게 풍기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하다.
경주가 이처럼.. 길고 찬란한 역사 속의 고도였고, 현재도 신라 천 년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에.. 유네스코가 경주를 ‘역사 유적 지구’라는 이름으로, 세계 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경주는 도시 자체가 문화재와 박물관이라 할 만큼, 숱한 명소들이 도시 전체에 퍼져 있다. 신라 개국 이래, 천 년 동안 도읍을 옮긴 적이 한 번도 없다 보니 천 년 왕국 신라의 역사가 고스란히 한 곳에 집중된 것이다. 그러니... 유물 자체를 지정하지 못하고, 지역별로 나눠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하게 된 특별한 케이스다.
현대화가 도시화가 이루어져, 도로가 넓어지고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긴 했지만, 이 21세기에도.. 경주는 여전히... 신라의 숨결을 담고, 그 유적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경주 곳곳에서는 수없이 많은 유적들이 발굴되고 있다 하니... 죽지 않는 ‘신라의 호흡’은 ‘천 년 고도 경주’에서 아직도 진행 중인가 보다...